[KINN] 방심위⋅선방위에 얽히고설킨 보수단체 ‘공언련’ 인맥

2024년 05월 03일 11시 00분

이 기사는 뉴스타파함께재단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연대 협업하는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 회원 매체 ‘뉴스어디'(https://newswhere.org/)가 취재했습니다.(뉴스레터 구독)
  • 방심위 노조 “방심위 특위 위원이 류희림 사퇴 촉구 시위 방해” 
  • 황승경 위원, ‘공정언론국민연대’ 이사 출신, 홈페이지엔 ‘대경대 겸임교수’ 한 줄만
  • 공언련과 유사 단체 출신이 방심위 5개 특위 1~2명씩 포진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의 ‘청부 민원’ 진상규명과 류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 현장에 찾아와 소리를 지르며 시위를 방해한 인물이 있다.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3개월째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방심위 노조는 이 사람이 같은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와서 화를 내고 고성을 질렀다며 성명을 내고 그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단순 해프닝에 불과할 수도 있는 이 일이 방심위 노조의 주목을 끈 것은 이 사람이 방심위 자문기구인 ‘권익보호특별위원회’ 황승경 위원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위원회는 의결권은 없으나 자문 등을 통해 방심위 의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황승경 방심위 특위 위원은 뉴스어디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동네 사람이라 세 번인가 가서 안전 문제 등을 얘기한 것밖에 없고 상대 고성에 대응해 고성을 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노동조합이 류희림 방심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3개월째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이다. 김준희 방심위 노조지부장이 시위를 하고 있다. 방심위 노조에 따르면, 황승경 위원은 이곳에 여러 차례 찾아왔다. ©뉴스어디

“특위 위원이 시위 방해”…“동네 주민이라 안전 우려 했을 뿐”

황 씨가 눈길을 끈 이유는 특위 위원이라는 것 말고 더 있다. 보수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이사 출신이라는 점이다. 공언련은 최근 무리한 선거방송 심의로 논란을 빚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와 인적 고리로 연결돼 있다. 공언련 이사장인 권재홍 씨가 현재 선방위 부위원장이고, 공언련 공동대표를 지낸 최철호 씨가 선방위 위원이다.
뉴스어디는 공언련에 황승경 위원이 지금도 이사인지 물었다. 공언련은 황 위원이 “전직 (이사)도 아니다”라고 했다가 2022년 창립대회 자료집 이사 명단에 황 씨 이름이 있다고 하자 “잘못 기록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에 다시 말을 바꿔 “활동을 하지 않아 해촉된 상태”라고 했다. 
1인 시위를 방해한 황 위원 행태에 방심위 노조의 항의 성명이 나오자 공언련도 다음 날인 4월 23일 성명을 내고 “황 위원이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되니 (시위)위치를 바꿔달라고 요청한 것이 전부”라고 했다. 황 위원은 2010년 ‘좌파 영화인 청산’ 등 논란을 일으킨 ‘문화미래포럼’ 사무처장으로도 활동했다.
방심위는 홈페이지에 특위 위원의 이력을 공개한다. 황 위원은 ‘現 대경대 연극영화과 겸임교수’라고만 적혀있다. 다른 위원도 전직 또는 현직 이력 하나만 공개돼 있다. 뉴스어디는 황승경 위원처럼 공언련이나 이와 비슷한 활동을 하는 단체에 이름을 올렸으나 방심위 홈페이지에는 해당 이력이 나와있지 않은 사람이 더 없는지 확인해 봤다.
취재 결과 공언련과 이와 비슷한 단체 출신 인사가 방심위 산하 5개 특위와 선방위 등에 한 명 이상씩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특정 보수언론단체 출신이 방송통신과 선거보도를 심의, 제재하는 방심위와 선방위에 다수 속해있는 것이다. 방심위 특위 위원은 지난해 10월 위촉됐다. 대통령과 여당 추천 방심위 상임위원 2인으로 구성한 상임위원회가 공모로 들어온 특위 위원 후보를 추린 뒤 방심위 위원에게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쳤다. 당시 일부 방심위 위원이 특위 후보들에 대한 정보 부족, 편향성 등을 이유로 항의한 바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회 소개글 (출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방심위 특위는 5개 분과(방송자문, 광고자문, 방송언어, 통신자문, 권익보호)가 있고, 각 특위는 위원장 포함 위원 9인으로 구성한다. 특위 위원의 이력 등을 확인한 결과, 5개 분과 중 3개 분과(광고자문특위: 2명, 통신자문특위: 1명, 권익보호특위: 1명)에 공언련 전⋅현직 임원 4명이 위원장 또는 위원으로 포진해 있었다. 그외 미디어연대 1명(방송언어특위), 공영언론미래비전100년위원회 1명(방송언어특위), 자유언론국민연합 1명(방송자문특위) 이다. 

‘공언련’ 등 보수언론단체 출신 인사, 방심위 5개 특위에 평균 1.4명